한국에서는 메시가 들고다녀서 유명한 아르헨티나 국민차, 마테차
안녕하세요, 오늘은 남미 (특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정~말 많이 마시는 차인 마테차를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선수가 항상 마테차를 들고 다니면서 마시는 것으로 유명해졌는데요. 특히 요즘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태양의 마테차'라는 음료까지 나올 정도로 꽤 알려져 있습니다. 다들 태양의 마테차 광고를 보고 구입했지만 실제로는 쓰고 텁텁한 맛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밑에서 제가 경험한 아르헨티나 마테차 문화에 대해 잠시 소개해 보겠습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본 마테차 : 시도 때도 없이 어디서든 마시는 것
지내면서 보니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마테차는 마치 한국 사람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봄, 여름, 가을만 되면 너도나도 길을 걸으며, 공원에 앉아있으면서, 친구랑 이야기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아메리카노 잔을 들고 다니며 마신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어디를 가던 저 마테컵을 들고 다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나 공원에서도 마테컵을 채우기 위한 뜨거운 물이 필수다. 키오스크나 길거리에서 뜨거운 물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엄청 큰 보온병에 자기가 직접 뜨거운 물을 가지고 다닌다. 회사 탕비실에서도 마테 가루 구비는 필수다.
#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마시는 마테차.
바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정말 모두가 마신다. 메시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시스코 교황도, 공원에서 앉아있는 사람들도, 나의 회사 동료들도. 많은 사람이 마신다. 나는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어도 이 정도인데, 듣기로는 도시를 벗어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신다고 한다.
물론 마테차는 일반 아메리카노 보다도 카페인이 훨씬 높아서 어린아이들이 많이 마시면 좋지는 않다. 그래도 약간 작으면서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어린이용 마테 잔도 판매한다!
# 옆에 있는 사람이랑 나눠먹는 것이 예의
만약 10명의 사람들이 같이 테이블에 앉아있다면 시계방향으로 하나의 마테차를 돌리면서 다 같이 마시는 것이 하나의 문화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인들만 국물을 같이 떠먹는지 알았던 나로서는 꽤 충격적인 문화였다..ㅋㅋ) 그래서 카드게임이나 공원에 둘러앉아서 하나의 마테를 자연스럽게 돌려서 마신다. 만약에 옆에 친구가 있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마테를 돌리지 않았다면 약간 무례한 거라고 한다.
# 차게 마시는 마테, 떼레레 (Tereré)
날이 너무 더워서 따뜻한 마테를 마시기 좀 그렇다면, 차가운 마테도 있다. 레모네이드나 오렌지 주스를 베이스로 얼음과 함께 차갑게 먹는 마테의 응용버젼?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 여름이었지만, 다들 마테잔안에 넣어서 마셔서 그런지 마시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보진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rlv51tZaY 이 영상을 보면 떼레레를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스페인어긴 하지만!
# 마테차는 어떻게 마시나요?
마테차를 마시기 위한 필수 재료는 마테잔과 빨대, 마테 가루, 뜨거운 물이다.
인스턴트도 있긴하지만, 남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직접 우려서 마신다.
마테차를 준비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빈 마테잔의 2/3 정도 마테 가루를 붓는다.
2) 손바닥으로 입구를 잘 막고 열심히 섞는다.
3) 마테잔을 약간 기울인 상태로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을 마테 가루를 적실만큼 부어준다. 나중에 뜨거운 물을 넣었을 때 마테가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4) 빨대로 금방 넣은 물을 살짝 빨 아들 인후 뱉어준다. (이 부분은 워낙 사람마다 다르다.)
5) 80~85도 정도 되는 뜨거운 물을 살짝씩 우려내며 부어준다.
6) 친구들과 돌려가며 마시고 물이 다 떨어졌으면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계속 마신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참고) 용어설명
* 마테 잔 : 스페인어로는 그냥 마테 (Mate)라고 부른다.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호박 (Calabaza), 나무 (Madera), 세라믹 (Ceramico) 를 활용한다. 참고로 호박같은 경우에는 호박 내부를 다 파내서 만든다. 심지어는 소의 발로 만든 마테잔 (Mate de pezuña)도 있다고 한다.
* 빨대 : 스페인어로 봄비 샤 (Bombilla)라고 불리고, 위에는 거의 비슷하지만 밑 부분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 마테 가루 : 스페인어로는 셰르바 (Yerba)라고 부른다. 이 가루도 Con palo, Sin palo 등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