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르헨티나 이야기/문화 소개

한국에서는 메시가 들고다녀서 유명한 아르헨티나 국민차, 마테차

Bori 보리 2020. 4. 12. 11:08

안녕하세요, 오늘은 남미 (특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정~말 많이 마시는 차인 마테차를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선수가 항상 마테차를 들고 다니면서 마시는 것으로 유명해졌는데요. 특히 요즘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태양의 마테차'라는 음료까지 나올 정도로 꽤 알려져 있습니다. 다들 태양의 마테차 광고를 보고 구입했지만 실제로는 쓰고 텁텁한 맛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밑에서 제가 경험한 아르헨티나 마테차 문화에 대해 잠시 소개해 보겠습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본 마테차 : 시도 때도 없이 어디서든 마시는 것

지내면서 보니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마테차는 마치 한국 사람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봄, 여름, 가을만 되면 너도나도 길을 걸으며, 공원에 앉아있으면서, 친구랑 이야기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아메리카노 잔을 들고 다니며 마신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어디를 가던 저 마테컵을 들고 다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나 공원에서도 마테컵을 채우기 위한 뜨거운 물이 필수다. 키오스크나 길거리에서 뜨거운 물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엄청 큰 보온병에 자기가 직접 뜨거운 물을 가지고 다닌다. 회사 탕비실에서도 마테 가루 구비는 필수다.


#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마시는 마테차. 

바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정말 모두가 마신다.  메시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시스코 교황도, 공원에서 앉아있는 사람들도, 나의 회사 동료들도. 많은 사람이 마신다. 나는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어도 이 정도인데, 듣기로는 도시를 벗어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신다고 한다.

물론 마테차는 일반 아메리카노 보다도 카페인이 훨씬 높아서 어린아이들이 많이 마시면 좋지는 않다. 그래도 약간 작으면서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어린이용 마테 잔도 판매한다!

마테차를 마시는 프란시스코 교황


# 옆에 있는 사람이랑 나눠먹는 것이 예의

만약 10명의 사람들이 같이 테이블에 앉아있다면 시계방향으로 하나의 마테차를 돌리면서 다 같이 마시는 것이 하나의 문화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인들만 국물을 같이 떠먹는지 알았던 나로서는 꽤 충격적인 문화였다..ㅋㅋ) 그래서 카드게임이나 공원에 둘러앉아서 하나의 마테를 자연스럽게 돌려서 마신다. 만약에 옆에 친구가 있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마테를 돌리지 않았다면 약간 무례한 거라고 한다. 


# 차게 마시는 마테, 떼레레 (Tereré)

날이 너무 더워서 따뜻한 마테를 마시기 좀 그렇다면, 차가운 마테도 있다. 레모네이드나 오렌지 주스를 베이스로 얼음과 함께 차갑게 먹는 마테의 응용버젼?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 여름이었지만, 다들 마테잔안에 넣어서 마셔서 그런지 마시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보진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rlv51tZaY 이 영상을 보면 떼레레를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스페인어긴 하지만!


# 마테차는 어떻게 마시나요?

마테차를 마시기 위한 필수 재료는 마테잔과 빨대, 마테 가루, 뜨거운 물이다. 

인스턴트도 있긴하지만, 남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직접 우려서 마신다.

마테차를 준비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빈 마테잔의 2/3 정도 마테 가루를 붓는다.

2) 손바닥으로 입구를 잘 막고 열심히 섞는다. 

3) 마테잔을 약간 기울인 상태로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을 마테 가루를 적실만큼 부어준다. 나중에 뜨거운 물을 넣었을 때 마테가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4) 빨대로 금방 넣은 물을 살짝 빨 아들 인후 뱉어준다. (이 부분은 워낙 사람마다 다르다.)

5) 80~85도 정도 되는 뜨거운 물을 살짝씩 우려내며 부어준다. 

6) 친구들과 돌려가며 마시고 물이 다 떨어졌으면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계속 마신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마테차 마시는법

(참고) 용어설명

* 마테 잔 : 스페인어로는 그냥 마테 (Mate)라고 부른다.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호박 (Calabaza), 나무 (Madera), 세라믹 (Ceramico) 를 활용한다. 참고로 호박같은 경우에는 호박 내부를 다 파내서 만든다. 심지어는 소의 발로 만든 마테잔 (Mate de pezuña)도 있다고 한다. 

* 빨대 : 스페인어로 봄비 샤 (Bombilla)라고 불리고, 위에는 거의 비슷하지만 밑 부분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 마테 가루 : 스페인어로는 셰르바 (Yerba)라고 부른다. 이 가루도 Con palo, Sin palo 등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